탐정물을 좋아한다면 머더리스 브루클린 (Motherless Brooklyn)
감독 : 에드워드 노튼
아직 미개봉작인 에드워드 노튼 감독 주연의 탐정 범죄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탐정물을 좋아하는 분들과 에드워드 노튼 감독이 주연한 영화라고 하면 꼭 보겠죠.
버드맨 Birdman에서 보였주었던 에드워드 노튼 연기가 참 좋다고 생각했기에 이 영화는 평점도 보지 않고 바로 보기 시작했는데,
일단 하드보일드 한 분위기를 풍기며 뭔가 범죄의 냄새를 막 풍기면서 미스터리하게 시작합니다. 요즘 현대물에 좀 질려있기도 하고, 1950년대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꽤 흥미를 느끼고 있어서 일단 재미있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리빙제품들이나 가구, 의상들이나 소품이 예쁜게 너무나 많습니다.
일단 포스터에서 풍겨오는 우울함과 고독함이 짖게 배어있는 에메랄드 블루컬러.에드워드 노튼의 중절모와 바바리코트. 내가 탐정하면 딱 떠오르는 정형적인 모습입니다.
뭔가 고독하고 센티하면서 무심한 듯이 시크한 지금 포스터의 에드워드 노튼처럼요.
내용은 뭔가 복잡하게 일이 꼬여가는 것 같지만 의외로 심플합니다.
배경은 1950년대 뉴욕, 투렛증후군(틱장애)을 가진 에드워드 노튼의 인생 멘토이자 동업자인 브루스 윌리스의 죽음을 파헤치다 거기에 엮인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뭐 나름 심플합니다.
대단한 원작이 있어서 그런지 아님 각색을 잘해서 그런지 시대상도 잘 드러나있고, 무엇보다 틱장애 연기를 하면서도 순간순간 냉철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게다가 뒤늦게 본 영화 그린북과 재즈에 빠져있어서 그런지 중간중간 녹아있는 재즈 연주들과 그때의 시대상도 엿볼 수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에드워드 노튼은 연기도 잘하더니 영화까지 잘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하라 료라는 소설 작가가 떠올랐는데,
그의 작품 중에서 안녕, 긴 잠이여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의 컬러 색상도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하라 료 (ハラリョウ, Hara Ryo, 原りょう) 소설가, 재즈 피아니스트
참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은 분이십니다.
손이 느린 편이어서 아쉽게도 작품을 많이 내진 못하셨지만, 오랜 시간을 기다린 독자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분이십니다.
머더리스 브루클린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 분의 작품이 떠올랐던 건 비단 책 표지 색상이 비슷해서만은 아닙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구성이 비슷합니다.
이 분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와자키 탐정은 와타나베 탐정사무소에서 탐정을 합니다.
책이어서 눈으론 볼 순 없지만 딱 저 에드워드 노튼의 분위기입니다.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속물 탐정과는 거리가 먼 속세에서 벗어난 탐정.
자신이 일한 만큼의 대가만 정확하게 받고 그 이상은 거절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일 처리하나는 깔끔하고 집요하게.
그리고 이 와타나베 탐정사무소의 또 다른 탐정이자 전직 비리 경찰로 경찰생활을 그만두고 탐정사무소를 차린 와타나베 탐정이 그의 파트너이자 선배입니다.
좀 비슷하지 않은가요..
정의롭고 정도 많은 것 같지만 어떤 면에서는 비리로 얼룩져있는 세상과 타협하는 선배 브루스 윌리스와 와타나베 탐정.
그를 따르는 사와자키 탐정과 에드워드 노튼 이런 비슷한 인물 구성과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분위기가 비슷해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작품들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관심이 있다면 하라 료의 작품들은 소장가치가 나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폭넓은 팬들의 가지고 있지 않기에 절판될지도 모르고, 그의 첫 작품인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를 본다면 단번에 사와자키 탐정에 매료될 것이며, 그런 탐정이 이 시대에도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며, 다음 편의 사와자키 탐정을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하라 료의 나이가 70대이기에 언제까지 집필을 계속할지 모르겠지만, 좀 더 많은 작품을 남겨 주시길 기대하며 지금까지 남긴 작품은 꼽아 본다면,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내가 죽인 소녀
천사들의 탐정
안녕 긴 잠이 여가 있습니다.
요즘 같이 어수선한 시대에 이런 탐정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헛된 기대를 해보며,
탐정물을 좋아한다면, 1950년대의 배경을 동경한다면,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에 빠져있다면 그것도 아니면 범죄물이나 재즈에 관심이 있다면 이 중 하나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시간 아깝지 않은 미개봉작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영화들이 참 많이 만들어졌는데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다는 게 조금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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