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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내 일상의 공포일수 있는 미드 서번트(servant)

2019년 애플 tv 미드 서번트(servant)

 

M. 나이트 샤말란 (M. Night Shyamalan)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1999년 2000년으로 가기 1년 전 공포영화를 보면서 마지막 순간 등골이 서늘하게 무서웠던 [식스센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을 것이다.

확실한 자신만의 세계관과 그것을 담아내는 영상미나 스토리가 세련되고  흥미로워 지금도 관심 있게 보는 감독 중 한 명이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애플 tv에서 선보이는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심리 호러 미드 10부작.

일단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말하자면,

얼마 전 출산을 한 유명 앵커 부인과 스타 세프의 집에 미스터리한 10대 소녀가 보모로 오면서 벌어지는 슈퍼 내추럴한 일상들을 다양한 인물상을 보여주면서 심도 깊게 담은 미드입니다.

소녀가 한 가정의 식구가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그 소녀가 그 가정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서번트(servant)

가장 기본적인 뜻은 단순히 하인 또는 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 미드에서 풍기는 분위기상 단순히 하인이란 뜻을 넘어 종교적 사전적인 의미인 중요한 일 담당하는 사람(고후 6:4) 혹은 ‘섬기는 자’(마 20:26) 사명을 띠고 일하는 봉사자라는 뜻으로서, ‘교회의 일꾼’(롬 16:1; 골 1:25) 이런 의미가 더 짙게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미드 곳곳에 깔려있는 오컬트적인 요소들. 소녀가 처음 아기방에 걸어둔 주술적인 효력이 있는 인형. 선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이 미드를 보고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실제로 다른 분들과 의견 차이가 생길 수 도 있습니다.

 

역시 이 감독은 이런 장르를 정말 맛깔나게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인도 태생이어서 생과사에 관심이 유독 많은 것 같고, 종교적이나 인간의 심연을 깊게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강한 듯합니다.

미드를 보면서 나 나름대로 이 소녀의 정체에 대해 이런저런 추리를 해보았는데 처음엔 천사 같은 존재라고 아닐까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삼촌이란 사람은 소위 우리나라식의 저승사자, 이모란 사람은 삼신할머니 정도..

그래서 이 두 부부를 심판하러 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행동이 뭐랄까 너무 이단 같은 분위기가 많이 풍겨서 이건 좀 아닌가 싶었습다.

소녀가 하는 행동들이 우리가 미드에서 많이 본 누군가를 해할 때 마녀들이 사용하는 주술 같은 행위가 많아서 앞의 설정에는 좀 무리가 있나 싶었습다.

 

두 번째로 내가 생각한 소녀의 정체는

영적인 힘이 있는 소위 말하는 마녀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마녀라는 단어 자체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여하튼 쉽게 말하면 강력한 영적 힘이 있는 마녀인 것 같다.

그리고 그 힘을 이용하는 사이비 종교집단. 그 이모와 삼촌 그리고 많은 사람들..

근데 여기서 또 한 가지 걸리는 건 남편이 돈을 준다고 했는데도 삼촌이란 사람은 받지 않습니다.

사이비 종교집단이라면 그렇게 행동하면서 그들이 취하는 이익은 뭘까하는거지요.

 

세번째는

이 모든 상황은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오는 집단적 환영이다.
인간의 뇌는 자기 방어 본능이 있어서 자신의 해할 수 있는 극단의 상황이 오면 살아가기위해서 그 사실 자체를 지워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은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 나온 주인공들은 아내만 그런 상황에 처한것처럼 드라마는 진행되지만, 실제론 주인공 각각이 아내와 같이  상황에 처해있는게 아닌지..
그리고 마직막 순간에 그 사실의 각성하면서 악몽이 되풀이된다는 잔인하면서 슬픈 미드 뭐 이런 구성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궁금증이 미드가 끝난 지금도 계속 머릿속을 떠다니는데 좀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되면 좋겠지만 항상 이런 유의 영화나 미드는 추리물처럼 딱딱 아귀가 맞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두리뭉실하게 그냥 넘어가는 듯한 느낌.

그도 그럴 것이 악마 천사 마녀 이런 슈퍼 내추럴한 인물들과 현상은 이론으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니깐. 소녀의 정체는 여기 까서 마무리 지어야겠습다.

 

일단 다시 미드로 돌아와,

소재는 미드 분위기와는 너무나 동 떨어지게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육아문제, 산후우울증 등 심심찮게 포털에 뜨는 사회적인 문제들입니다.

저출산으로 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현대인들의 문제 중 가장 잔인하면서 해결하기 힘든 딜레마인 육아문제.

일은 해야 하고 아기도 키워야 하는 하지만 정작 키워 줄 사람은 없는.

물론 당사자들이 키우는게 맞지만 요즘 세상을 살아가면서 육아를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아주 쉬운 일이면 슈퍼맘이란 말이 왜 있겠습니까.

 

살인이란 정말 무서운 일이며 그것도 자신의 분신 같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공포. 그 행동이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도 있다면 그 상황을 과연 맨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런 관전에선 이 감독은 아마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후회하고 자책하는 일이라도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인간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미드를 보면서 정말 무서웠던 건 나도 이 미드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살인사건을 다루는 미드를 보면 아무리 잔인한 장면이 나와도 내가 저 입장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 미드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주부라도 미드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들도록 합니다. 그래서 보고난 뒤에도 맘이 편하지 않습니다.

잘 만든 미드라서 그런가 봅니다.

 

작년에 본 82년생 김지영 (KIM JI-YOUNG, BORN 1982, 2019)과는 또 다른 분위기지만 비슷한 접점을 갖고 있어서 함께 봐도 좋을 듯합니다.

오래간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것 같은 잘 만든 미드 10부작.

일단 30분 정도로 러닝타임이 짧아 10부작이긴 하지만 하루 만에 충분히 볼 수 있는 호흡이 그리 길지 않은 미드라 지금처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 회사를 쉬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직장인들이라면 몰입감 있게 보기 좋은 미드라 생각합니다.